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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료의 퇴사

음란아저씨 2017. 5. 12.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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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료가 오늘 퇴사했다.

안그런 사람도 많지만

나같은 경우에는...

입/퇴사에 무던한 반응이다.

반갑지도 않고 아쉽지도 않고 서운하지도 않은...

 

스타트업으로 회사를 설립한지 1년이 가까워진다.

초기 계획했던 것 중에 단 하나만 성공했고

미래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난 맡은일만 하려고 하는 월급루팡처럼 지낸다.

그게. 내 보직이동의 조건이였다.

사업기획 -> 프리세일즈 -> 기획 -> PM -> 영업 -> 기획/PM

1년 동안 잡이 너무 많이 바뀐다.

개발 빼곤 모두 하는듯 하다.

 

 

 

오늘 퇴사한 동료는

한때, 나를 비롯해 울 회사에 3대장 중 하나였고

요즘 3대장중 한분은 많은 나이와 경력으로 이직이 어렵다는 듯

우울해 계시다가 대표랑 친하게 지낸다.

밉지는 않다. 이해한다.

내가 해결해 줄 수 없는 일이므로. 이해하려고 하는 중이다.

 

 

그 동료는

올드미스로써, 결혼엔 관심없고 일만 하시는 분이다.

잘한다. 못하는게 없을 정도로

나처럼

나와 같은 일처리와 일을 대하는 성격이 같았다.

그래서 말이 잘통했다.

어젠 둘이 송별회 하면서 한 말씀 드리기도 했다.

"이제 전, 회사내에서 정상적인 대화나 논의를 할 상대가 없습니다. ㅜㅜ"

 

 

 

그분은 마케팅/인사/총무/회계/자금관리/회사살림 등 여러 일을 맡으셨다.

최근엔 멀쩡한 영맨을 짜르는 대표가

그 분께 영업을 하라는 말을 했는데

생각해 보겠다고 하니 몇주후 영업 실적이 없다면서

대표가 그분을 갈구셨다.

 

그래서

사람관리 못하고 책임감 없고 소심하기 이를데 없는 사람 밑에서

불안해서 일 못하겠다는 것이 퇴직의 이유였다.

 

 

이제 나에게 올것이다.

그 일들이...

영업 일 안맡기겠다더니 요즘 영업 미팅만 쫒아다닌다.

조만간 나에게 하나둘 넘어 오겠지....

대표에게 요즘 계속 묻고 싶은 질문이 있었다.

"왜?!"

 

 

나야 뭐 굿이나 보고 떡이나 먹어야지 하는 사람으로써

이직을 준비하고 그곳에 TO가 생기길 기다리는 입장에서

급하게 아무데나 갈 수 없기에.

웃는 낯으로 빵긋~웃으며 책상앞에 앉아있다.

 

 

 

지붕을 받치던 기둥하나를 빼는데 3분도 안걸렸다.

"퇴사하겠습니다."

"아 그래?!"

"네 언제까지 할까요?"

"언제까지 할래?"

"5월 2째주까지만 하겠습니다."
"내가 5월 월급은 줄게"

 

그리고 끝!!!

 

기다렸다는 듯이?

본인이 처해있는 상황을 모르고

이러는 것에 혀를 찼다.

 

 

마지막 점심을 먹고

보내드리는 뒷모습에

전혀 안쓰러움은 없었다.

갈곳이 있으시니

다만, 으쌰으쌰 했던 멤버중 하나가 빠지니까...아쉽고

정상적인 대화가 가능했던 사람이 없는 다음주가...두렵다

 

 

병신이 지배한 회사는 이렇게 가라앉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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