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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몸은 내가 챙기자

금연치료 시작, 20여년간 담배를 피운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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챔픽스를 복용한지 1주일이 되었다. 드디어 금연을 결심하고 실현하게 된 것이다.

20년 이란 세월을 담배에 쪄들어서 살았다. 이젠 더이상 추억할 일이 없을듯 하여 기록을 남긴다. 나는 몸과 옷에서 나는 냄새가  싫었고 내가 피는 연기에 비흡연자들이 찌푸리는 모습이 싫었다. 특히나 올해 두번의 이직을 하며 스트레스는 극에 달했고 실제  담배와 찜담배(글로)를 동시에 피는 지경에 이르렀다. 담배를 피우면서도 담배피는 사람들이 모여 있는 것이 점점 싫어졌다.

담배를 처음 시작한 것은, 군대였다.

흔히 고무신 거꾸로 신은 그녀를 잊겠다고 술이 없는 군대에서 흔한 담배라도 피워야 겠다 하여 시작했다. 이때부터였을까...힘들 거나/괴롭거나/아푸거나 이럴땐 담배를 더 폈다. 더 몸을 혹사시켜서 끝을 보고 다시 치고 올라가는...쾌감 같은거? 막 기침하고  가래 끓고 목이 아파서 못 피울 정도에서 멈춘다. 금단현상은 생각보다 심했다. 2시간이 넘어가면 불안 초초하여 의자에 앉아있지 도 못하고, 주말 아침에 일어나서 2시간 이내에 담배를 못피면 주위 가족들에게 짜증을 엄청 냈다. 운전하면서도 운전 전/후로,  식사 전/후 등등 평범한 흡연자의 모습이였다.

담배는 어느순간 내 취미가 되기도 하고 재테크 수단이 되기도 했었다.

[ 군납 담배 -> 사제(제대후ㅎ) 담배 -> 액상전자담배 -> 담배 -> 롤링타바코 -> 찜담배(글로) -> 혼용 ]

취미라고 느꼈던 순간은 작년 정도에 1년간 피웠던 롤링타바코이다. 편의점에서 파는 일반 담배보다 좋은 필터와 커버와 담뱃잎을  별도로 구입하여 만들어서 피웠던 롤링타바코 !!! 코코넛 향 나던 잎이 가장 좋았고 멘솔종류를 가장 멀리했었다. 일반 시중에서  파는 연초의 담뱃잎이 얼마나 품질이 떨어지는지를 절감했었고, 그 담배들에게서 나는 특유의 신나 냄새, 플라스틱 냄새가 롤링타 바코 할때는 나질 않았다.

그러나 롤링타바코를 포기하고 찜담배로 넘어갔던 이유는 가성비였다. 처음에는 롤링을 하다가 귀찮다 보니 튜빙방식을 사용하게  되었고 그러다 보니 실제 담배가격과 갑당, 500원 차이 밖에 안나게 되었다. 더운 여름날 방안에서 쪼그려 앉아 두시간을 말아야  3~4갑 정도 만들었는데 시간도 아깝고 귀찮았다. 그러나 담배를 계속 피워야 한다면 차라리 롤링타바코가 낫지 않을까 생각한다.

액상전자담배는 3.5년 정도 했었다. 내가 가장 궁핍했던 시절... 체불임금이 몇년간 지속되어 가정형편이 말이 아니던 시절이었다 . 그런데 그시절이 전자담배 기기 값이 가장 비쌌던 시절이였고 반대로 액상 가격은 지금보다 1/3 정도 되는 저렴한 시기였다.

첨엔, 나름 메이커 기기를 샀었다. 기기가 좋으면 몸에도 덜 해롭고 금연에도 도움이 될까 했지만 초초초초보의 기우였다. 한세트 에 13만원을 주고 샀는데 지금 이 기기와 유사한 세트가 만원도 안한다 ^^; 그리고 1년 후 리퍼한번 받고 새제품을 11만원에 파는  기염을 토해냈다. 그리고 그때, 전자담배 기기 diy를 시작했었다. 기기는 스마트폰 전압과 동일한 3.7v를 사용했었고 18650이란  건전지를 알게 되었다. 폰 충전기 아답터를 이용한 작품?! 사탕케이스를 개조하여 만든 작품 등 카토마이저만 꽂으면 바로 사용이  가능한 제품을 직접 만들었었다.  워낙 액상가격이 싸기도 했고, 흡연량을 따라가려면 여분의 배터리(기기)는 꼭 필요했었다.

첫 액상은 헤이즐넛 향이였다. 너무 좋았다. 너무 맛있고... 이것만 피워야지 했었다. 그러나... 전담에는 가습현상이란 것이 있 다는것을 그때 알았다. 삶은 배움과 경험의 연속이였다. 가습기에 코를 대고 몇분간 숨을 쉬면 냄새를 잠시 못 맡듯이 전담이 그 랬다. 너무 한가지 액상만 사용하다보니 헤이즐넛향이 안나고 그냥 수증기향만 나는것이다. 최애액상을 다시 느끼고 싶은 간절한  맘에 이도 많이 닦고, 뜨거운물도 마시고, 약도 먹어봤지만 효과가 없었다. 해결 방법이 다른 곳에 있었다. 다른 향의 액상을 사 용해야 하는 것이다. 2~3가지 향을 돌려가며 피워야 가습현상이 안온다는 것이다. 멘솔과 꽃향이 나는 서브 액상을 추가로 구입하 고서야 가습현상을 벗어날 수 있었다.

이렇게 큰 경험을 하고 나서야 액상의 중요성을 알게되었다. 그리고 1주마다 교체해야하는 교체필터의 아까움을 느꼈다. 앞서 말 했지만 난 굉장히 경제적으로 힘든 시기였기 때문에 비용을 줄여야 했다. 일단 기기를 카페에서 공구하는 제품으로 바꿨다. 그리 고 코일 리빌드를 시작했다. 어떻게 보면 카토마이저도 바꾸고 부수기자재도 이것저것 사느라 돈이 들었는데... 장기간으로 3개월  이상 보았을때 훨씬 이득이였다. 그리고 액상을 만들었다. 그러면서 추종자들이 생겨났다. 너도나도 해보고 싶다라고...그래서 가 장 저렴한 제품을 공동구매를 진행해 주고, 사용법/주의사항을 교육했다. 10여명이 나땜에 시작을 하게 된것이다. 그래서 자연스 레 내가 만든 액상을 시연하게 되었고 주문을 하게되는 상황까지 왔었다. 난 내가 좋아하는 농도로 만들었는데 이게 사람들에게  맞을지는 몰랐다. 용돈벌이가 좀 되었다. 인당 한달에 1~2리터 까지 구입하는 지인이 생겼고 난 회사에서도 소문난 우수 판매자가  되었다. 서브 액상까지 서비스로 껴서 파는 후한 인심이 곁들여졌었다~~결국 시간이 지나고 원액의 구입방법이 변경되었고 사재기 를 하지 않는 이상 더이상 어렵다는 것을 알고 난 전자담배를 안피웠다.

익숙함과 편안함은 언제나 나를 병들게 한다.

찜담배로 바꾸고 너무 편했다. 여러 맛을 돌려 피울 수 있었고, 충전만 하면 언제 어디서나 피웠다. 일반담배와 달라서 집에서 피 워도 누릉지 향 밖에 안나서 가족이 잠든 밤이나 혼자 있을때, 화장실에서 맘껏 빨아 제꼈다. 1년동안 기기를 두번이나 교체했다.  물론 as 절차상 글로는 교환밖에 없었다. 두번 모두 정상적인 as 건으로 처리되어 그자리에서 새제품으로 받았다. 제품 박스만 집 에 3개가 있고, 청소 솔도 3개다. 참 웃긴건 청소솔이 5천원인데 빨대 솔 같이 생겼다. 그래서 돈아깝다는 생각을 했다. 하나밖에  없을때는 애지중지 했지만 얼마전까지는 가방에도 하나 있고, 방에도 하나 있고 사무실에도 하나 있고 그렇게 막 ~ 놔두고 사용했 다. 이때부터 였을까?! 목이 너무 잠기기 시작했다. 워낙 회사에서 말안하고 있는 상황이 많아서 그려러니 했는데 잠겨도 너무 잠 긴다. 그래서 이직을 준비하면서 일반 담배를 병행한 이유도 있었다. 가래라도 막 뱉어야 시원해서였다.
(참고로, 금연 1주차인 지금... 목소리가 안올라가던 노래가 불려진다.)


금연을 결심했다.

날이 더워지니 몸이나 옷에서 냄새날 것이 걱정이였다. 그리고 새로 이직한 회사에 여자들이 많아서 담배 냄새 난다고 할까봐도  있다. 물론 난 담배를 피울때마다 이를 닦는 사람이다. 이 닦는 것이 귀찮아서라도 담배를 덜 피려고 하는 이유에서다.

그리고, 이직을 두번하다보니 스트레스는 극에 달했는데 지금 끊으면... 웬만한 스트레스에 담배 생각이 오히려 안나지 않을까 하 는 기대도 있다. 그래서 의지 약한 내가 의지로 못 끊고 약의 힘과 국가의 지원으로 금연에 도전하는 것이다. 참 편한것이 담배  생각이 나면 피우란다. 의사 께서... 결국 생각 안나게 될것이고 맛이 없어진다고 한다.

할 수 있을 것 같다.

약의 부작용도 아직은 없고, 남은 찜담배를 소지하지 않고 다닌다. 보통 하루에 10~15개 정도 피우는데 첫날은 8개 4일째는 3개,  5일째는 2개, 6일째는 2개, 7일째인 오늘은 아직 안폈다. 예전엔 참아야지 하면서 입에 물고 있었다면 지금은 참아진다. 금단현상 은 거의 없다고 봐야 한다. 난 정말 금단현상이 심하기 때문이다. 졸린거는 뭐... 점심을 먹었으니 졸린거겠지...


아들내미가 게임을 끊은지 3주차인데 나도 뭔가 보답해줘야겠다.

근데... 2주전 필리핀에서 폈던 아이스티 립톤맛 담배는 정말 그립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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